질문은 상담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신중하고 적절하게 활용되는 질문은 상담의 훌륭한 수단이 되지만 불투명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질문은 오히려 상담의 진행을 방해한다. 상담의 진행을 촉진하는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을 살펴봐야 한다.
첫째, 상담자 자신이 질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 상담자는 자신이 질문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셋째, 상담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질문이 무엇무엇이며, 그중에서 즐겨 쓰는 질문의 유형이 어떤 것인지 검토해 봐야 한다.
넷째, 다른 방법으로 질문할 수 있는지 연구해야 한다.
다섯째, 상담자는 자신의 질문이 내담자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지 파악해야 한다.
바람직한 질문의 형태는 어떤 것인가? 상담자의 질문은 가능한 한 개방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예', '아니요'가 아닌 자신의 느낌과 견해를 표현하도록 요청하는 질문이 더 바람직하다. 또한 질문은 단일질문이어야 하며 한꺼번에 이중 삼중으로 여러 가지를 묻는 말이어서는 안 된다. 되도록 간결하고 명확하여 알아듣기 쉬워야 한다. 그리고 일단 질문을 한 다음에는 잠시 멈추고 기다리면서 내담자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답을 빨리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으며 하는 답변은 그렇게 중요하거나 의미 있는 답변이 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어떤 때 필요한가?
첫째,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을 들을 수 없었거나 잘못 들었거나 이해할 수 없을 때다. 이런 경우에는 상담자가 놓친 말들을 적당히 추측하여 짜맞추기보다는 다시 붇는 것이 바람직하고 솔직한 태도다. 이때 반드시 직선적으로 물어볼 필요는 없다.
이런 질문들은 상담자의 실수같이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내담자에게 거리감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상담자의 염려 및 관심과 함께 인간적인 실수를 내담자에게 보이게 됨으로써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보다 가까워질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둘째, 내담자가 상담자의 말을 이해했는지 알아볼 떄다. 상담자는 간혹 의도하였던 것 이상의 말을 하게 될 수도, 서투르게 표현할 수도 있다. 이때 내담자가 과연 상담자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궁금하게 된다. 상담자가 몇 마디 말밖에 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내담자가 바로 그 몇 마디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확인할 필요를 느끼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간에 상담자는 미심쩍은 바를 그냥 넘기기보다는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지 않는다면 불확실한 것이 점점 쌓여 결국은 그때까지 이끌어 온 상담 관계마저 해치게 될 것이다.
셋째, 내담자가 지금까지 표현해 온 생각이나 감정을 보다 명확하게 탐색하도록 상담자가 질문을 하는 때다. 우선, 상담자는 내담자와 같이 있고, 내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내담자를 이해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 질문이 필요하다. 또한 상담자는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하면서 내담자의 자기 탐색에 도움이 되도록 간단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상담자의 의도는 내담자에 대한 자기 탐색의 방향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자기 탐색을 계속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넷째, 보다 충분히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하여 상담자가 자세한 정보가 있어야 하는 때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행동이나 사고를 결정하는 기준을 이해하기 위해 내담자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한다. 즉, 상담자가 바로 전 대화에서 내담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다음에도 계속 이해하기 힘든 경우에 질문을 하게 된다.
다섯째,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도 말을 계속하기 어려워하는 내담자를 격려할 때다. 내담자는 흔히 조그만 일로도 말이 막힐 수 있다. 이때 간단한 질문을 함으로써 내담자가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다시 말해서 적절한 시점에서 적절한 질문은 어색한 순간을 메워 주거나 불필요하게 무거운 침묵을 풀어 줄 수 있다.
상담 과정에서 가끔 내담자가 말을 하지 않아서 침묵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침묵이 언제 발생했느냐와 내담자와 상담자 중 누구에 의해서 침묵이 시작되었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평가될 수 있다. 상담의 초기에 일어난 침묵은 대개 내담자의 당황과 저항을 의미한다. 점차 상담이 진행됨에 따라 침묵은 내담자의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을 간접적으로, 그러나 힘있게 전달하는 의미를 띠게 된다. 이러한 침묵들을 해석하고 처리하는 것이 상담자의 역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침묵이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판단을 하려면 내담자가 보이는 침묵의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 상담 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도 전에 일어난 침묵은 대개 부정적이며 두려움의 한 형태로 해석된다. 이것은 상담자가 자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불안 때문에 일어난다.
둘째, 내담자의 생각이 바닥났거나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헤매는 경우다. 어느 정도 대화가 오고 간 후, 이제는 본격적인 상담 과정으로 들어가려는 의미도 있다. 이때 상담자가 "심각한 말을 시작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지요." 와 같은 말로써 침묵의 난관을 타개해 나갈 수 있다.
셋째, 상담자 개인에 대한 적대감에서 오는 저항이나 불안 때문에 생기는 침묵이다. 이것은 대개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호출되어 왔거나 다른 누가 보내서 상담실에 왔을 경우에 특히 나타나게 된다. 내담자는 상담자 쪽에서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고, 상담자의 말에 간단하게 대답하면 되는 분위기가 되기 쉽다. 이때의 침묵은 내담자가 오히려 상담자를 조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넷째, 내담자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는데도 말로 잘 표현하기 힘든 경우다
'상담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담의 목표 및 진행방식의 합의 (0) | 2022.08.31 |
---|---|
상담의 진행과정 (0) | 2022.08.31 |
상담에서의 해석 (0) | 2022.08.31 |
상담에서의 반영, 명료화, 직면 (0) | 2022.08.31 |
상담의 구조화와 경청 (0) | 2022.08.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