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물리적 배치
좋은 상담관계의 결정 요인 중 하나는 상담실의 물리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상담을 하면 대화의 장벽을 형성할 위험이 있으며, 상담자와 내담자가 아주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고 앉는다면 내담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상담자로서는 가장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의자의 배치에 대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물리적 배치 중에 빠뜨려서는 안 될 또 다른 측면덜이 있다. 가령, 내담자가 햇빛이나 전등불이 마주 보이는 곳에 앉도록 해서는 안된다. 내담자가 창을 향해 앉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블라인드나 커튼을 내려야 한다. 또한 내담자가 앉는 의자는 가능한 한 편안한 의자를 내어 주는 것이 상담의 효과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담자가 편한 의자를 차지하고 내담자에게는 딱딱한 의지라도 괜찮다는 사고방식은 상담에 장애가 된다.
(3) 상담에 임하는 태도의 확인
상담자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인상을 내담자에게 주기 쉬운데, 이것은 효과적인 상담에 방해가 되는 요인이 된다. 다시 말해서 상담은 자연스러운 대화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일상적인 대화와 다른 점은 문제의 해결과 발달 촉진적인 전문성을 띤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담에 대한 내담자의 기대나 생각을 물어보고 필요에 따라서는 상담이 신비할 것이 하나도 없고 주로 자기 감정과 생각의 탐색이나 정리, 혹은 자기 문제에 직면하는 과정임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4) 비밀보장의 확인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밀보장은 상담이라는 상황을 안전한 환경으로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담자는 개인적인 정보와 상담의 내용이 비밀에 붙여진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말해 주는 것이 좋다.
2) 구조화
다음 장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구조화란 상담과정의 분질, 제한 조건 및 방향에 대하여 상담자가 내담자와 함께 정의를 내리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내담자에게 상담과정의 바람직한 체계와 방향을 알려 주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화를 통해 내담자는 상담관계가 합리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상담이 하나의 여행이라면 구조화는 그 여행의 방향을 알리는 노선 표시라고 비유할 수 있다. 내담자는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상담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자기가 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구조화의 일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쨰, 상담자와 내담자가 서로 편안히 느끼도록 구조화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둘째, 구조화는 적절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되 결코 내담자를 처벌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면담시간 약속 및 내담자의 행동규범은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한다.
넷째, 구조화는 강의식으리 일방적인 주입이 되어서는 안 되며, 내담자에게 상담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가길 바라는지, 그것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등을 공감적으로 탐색하면서 자연스럽게 합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구조화는 첫 상담 혹은 상담 초기에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의 전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반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상담관계는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동시에 그 자유에 따르는 어느 정도의 제약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축소된 사회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정서적으로 불안한 내담자들은 면접에서 자기공개, 자기이해, 문제의 직면 등 스스로의 책임감에 앞서 심한 두려움을 갖고나 방어적으로 되기 쉽다. 이러한 내담자에게 상담자 쪽에서 적절한 구조를 제공하지 않으면,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의존하게 되고 상담자가 자기 문제의 해결에 소극적이라고 느끼게 되며 때로는 적대감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결국은 문제만 노출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면접을 꺼리게 되어 다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적절한 구조화는 상담이 마술적인 치료라거나, 즉각적인 도움을 주고 부드럽게만 진행되는 대화라거나, 진단과 처방을 주는 것이라는 식의 내담자의 오해를 시정해 주는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구조화의 기법은 그 자체가 상담의 목적이 아니라 상담의 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안정시키는 수단으로서 존재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제도적 또는 환경적인 제약이 있을 때 구조화를 하지 않으면 내담자의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상담의 결과나 과정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가령, 상담자가 내담자인 학생과 사제관계이거나 행정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면 이러한 통상적인 관꼐가 상담자로서의 관계와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내담자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3) 경청
경청이란 내담자의 말과 행동에 상담자가 선택적으로 주목하는 것을 뜻한다. 물론,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상담자가 내담자의 모든 말과 행동에 주목하여 반응할 수도 없다. 따라서 상담자가 경청할 때의 관건은 상대적으로 더 비중을 두어야 할 내담자의 말과 행동을 선택하여 그것에 주목하는 것이다. 즉, 선택적으로 주목함으로써 내담자가 특정 문제에 대해 탐색하도록 한다. 이때 상담자가 선택적으로 주목한 것이 내담자 진술의 흐름에 적합하다면 더욱 유익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내담자의 말과 행동에 대한 경청은 상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주요 요인이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경청하는 것을 좋아한다. 경청은 내담자에게 생각이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북돋아 주며,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탐색하게 하며, 상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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