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면접의 원리는 내담자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와 목적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이유에 특별히 신경써야 할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상담 면접에서는 내담자의 모든 행동과 반응의 목적과 의미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면접에서의 내담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내담자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담자는 대개 1주일에 1회나 2회의 면접을 통해서만 내담자와 접촉할 수 있으므로 한두 시간의 제한된 면접 장면 외에는 내담자를 이해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면접 중에 보이는 내담자의 행동에 주목하고 그 이유와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가령, 면접 중에 내담자가 긴장된 자세를 취한다든가, 갑자기 말을 많이 하거나 침묵을 지킨다든가, 얼굴을 붉히거나 주저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면접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일찍 일어나고 싶어하는 등의 모든 행동이 내담자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데 있어서 필요한 자료다. 초심자들은 내담자가 처음 '제시한 문제'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거나 듣고자 한다. 그러나 내담자의 이러한 면접 중의 행동에 관해 언급하고, 그 의미를 같이 생각해 보는 것이 내담자의 심리적 좌표와 대인관계의 특징을 이해하는 길이 되며, 그 결과 내담자의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쨰 면접의 원리는 내담자의 반응 중 극작적으로 관찰되는 것 뿐 아니라 관찰될 수 없고 지연되는 것에 주목하여 가능한 한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다. 먼저, 내담자의 반응은 면접에서 '관찰될 수 있는 것'과 '관찰될 수 없는 것' 그리고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지연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구별하여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면접 중에 보이는 내담자의 반응은 이 네 가지 유형의 배합으로 집약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즉각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반응, 즉각적이면서 관찰될 수 없는 반응, 지연된 것이면서 관찰될 수 있는 반응, 그리고 지연된 것이면서 관찰될 수 없는 반응이다.
상담 면접의 성패는 이렇게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 내담자의 반응을 정확히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상담자가 말한 것에 대한 내담자의 반응은 뒤늦게 나타나거나 당장은 알 수 없는 '지연된, 관찰 불가능한 반응'이 많다. 그래서 추심자들이 이런 반응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담자가 당장 반응을 보이지 ㅇ낳는다고 해서 효과나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즉, 즉각적인 반응이 없으면 지연된 반응이 있을 수 있고, 뒤늦은 반응도 쉽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내담자가 즉각적인 반응이 없거나 다음 면접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상담자가 "지난 주에 내가 이갸기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라고 먼저 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상담자의 이야기가 내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내담자의 반응을 가능한 한 정확히 이해하고 예측하면 할 수록 상담은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상담자의 자질 요건의 하나로 흔히 말하는 감수성이라는 것도 '한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감지하는 능력'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면접의 원리는 상담의 최종 목표와 중간 목표를 구별하여 먼저 중간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의 최종 목표는 내담자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문제'와 직접 관련되고, 상담자와 합의된 '문제해결의 내용 및 수준'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우선, 내담자가 제시하는 문제만 하더라도 긴장된 환경에서의 해방,분명한 방향의 설정, 열등감의 해서, 뜻이 맞는 친구관계의 형성, 입학 및 진학 준비의 지침, 만족스런 직장의 획득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이렇게 내담자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문제(또는 상담에서 기대하는 목표)를 상담자의 관점에서 다시 표현한다면 결국 내담자의 행동변화, 정신건강, 생활 과제의 해결 및 의사결정 등의 목표로 집약된다. 어떻게 표현되든 간에 이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합의하여 노력하게 되는 상담의 최종 목표 또는 상담의 결과가 될 것이다. 초심자들은 흔히 이러한 상담의 최종 목표를 처음부터 달성하려고 애쓰는 데서 좌절감을 많이 겪거나 무리하게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즉, 내담자가 제기한 문제만을 이야기하거나 곧장 해결책을 발견하여 제시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음을 경험한다. 이렇은 상담의 최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데 필요한 과정, 즉 '보다 즉각적인 중간 목표의 달성'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 면접의 시작
싱담자가 내담자를 만날 때의 첫 과제는 신뢰감을 형성하는 일이다. 처음에는 기법의 적용보다는 수용적이고 온화한 태도로 내담자에게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상담자의 태도와 관심이 있어야만 내담자가 상담자를 믿고 편안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괸다. 이제 상담의 시작단계에 관련된 여러 가지 요소들을 검토해 본다.
(1) 화제의 유도
상담은 대개 개인적으로 불안을 수반하는 문제를 다루므로 처음부터 내담자가 자기의 문제를 충분하게 표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확실한 신뢷감이 아직 생기지 않은 상담자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상담자는 이러한 상황에 있는 내담자를 적당히 편안하게 해 줌으로써 상담실에 들어오면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을 풀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내담자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을 쳐다보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불안을 해소해 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상담자가 먼저 화제를 꺼내더라도 '상담자란 길을 터 주는 사람에 불과하고, 결국 길을 걸어가야 할 사람은 내담자 자신'임을 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가벼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는 0시 0분까지 아무개 씨를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온화하게 말해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렇게 말해 주면 내담자는 그 시간 안에는 간섭 없이 상담자와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또한 "아무 이야기라도 좋으니 말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세요....(침묵의 경우).... 가련, 여기에 오게 된 동기랄까."라고 상담자가 서두를 꺼내 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첫말은 상담자의 기호나 말씨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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